안녕하세요.
쇼생크탈출이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은 철저하게 계획하여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고 결국 정상적인 범주에서 본다면 탈옥이라는 범죄를 성공시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스포를 했다면 미안하다. 너무 오래전 영화라 안본 사람이 없을거라 생각했다.
그 주인공처럼 돌을 모으라는 것도, 속살이 보이는 매력적인 여주인공이 있는 포스터 뒤에 굴을 파라는 것도 아니다.
한번 고민해보자는거다.
나도 인생이 걱정으로 가득할때가 있었다. 지금 누군가가 나를 본다면, 고통없고 고민없이 이 자리에 올라온것 처럼 볼수있을 것 같다. 나는 항상 웃고 즐겁고 재미있게 살려고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고, 외부로만 보이논 모습은 그냥 고생없이 이 자리에 왔을 거라 생각할 것 같다. 물론 나를 처음 아는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듣는순간 불쌍한 표정과 우쭈쭈해주고 싶은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비밀아닌 비밀이다.
내 경력 전체를 본다면 고진감래라고 함축할 수 있다. 경력 초기에 두번의 정리해고를 당했었다. 나는 일하고 싶었지만 일할 수 없었고, 직장을 구하지 못해 너무나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운이 안좋으려면 이렇게 겹친다고, 내가 직장을 구했던 시기가 리만브라더스 쇼크 바로 직후 전세계적으로 불황이 시작되는 시기기도 하였다.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기도 하였고, 살도 찌기도 했고, 패배의식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사회를 원망하기도 했고, 가족들에게 불필요하게 감정적으로 화를 내기도 했다.
우리 부모님은 그런 나에게 기죽어 다니면 안된다고 지갑에 만원권 몇개씩 몰래 넣어두시곤 했다. 그런 어머니 아버지에게 잘해야한다는 생각은 하지만 아직도 못하는 불효자이다. 있을때 잘하라는 말 많이 하시는데, 그렇지 못한 못난이인 것이다.
가족들의 응원과 보살핌이 있었기에 다양한 면접스터디도 다니고, 경력기술서도 검토하고 사람들과 만남을 이뤄가며 연습하여 자존감을 찾아갔다.
그떄의 나는 면접관의 건너편에서 면접관에게 나를 홍보하고 알리고 직업을 구하기 위한 노력을 했던 위치였다.
지금의 나는 그 면접관의 자리에서 건너편에 있는 면접자들을 보며 그들에 우리가 구인하고자 하는 자리에 맞는지를 판단하는 역할을하고 있다.
전통적인 HR 조직체계로 운영하는 회사도 있고, 외국계회사와 같이 HR 조직은 슬림하게 가며 많은 권한과 책임을 실무 메니져들에게 이관하는 회사도 많아지고 있다. Talent acquisition 팀이 강화되고 실제 HR 운영에 있어서의 대부분의 권한은 실제 현업 메니져가 진행해야하는 그런 상황에 많이 놓여지게 되었다.
많은 지원자들을 보며, 뛰어난 사람들이 많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능력도 많고 많은 경험을 한 지원자들도 많구나.
다만 아쉬웠던 것은 이렇게 뛰어난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우리회사와 같이 작은 회사, 그리고 인턴과 같은 단기 포지션에도 많이 지원하는 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그냥 나의 경력 초기에서의 내 모습과 겹쳐지게 되며 그들을 어떻게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찾았던 것 같다. 그들과 면접할 때 더 많이 오랜시간 들어주고, 그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바로 피드백 주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오지랖을 펼치고 있기도 했다.
내가 지원자들에게 만나면 하는 말이 있다. 채용에서 면접이라는 것은 경력직이거나 신입직이거나 관계없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서로 이해하고 맞춰보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 맞춰보는 시간에서 지원자는 회사를 그리고 회사를 운영하는 리더들에 대해서 경험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회사입장에서는 그 지원자가 가진 역량과성격을 최대한 많이 파악하여 맞춰보는 시간인 것이다.
그 입장에서 나 역시도 면접을 보며 지원자의 선택을 기다린다고 말한다. 그리고 면접비를 지원하지 못한것에 대한 미안함과 최대한 지원자에 대해서 확인하고 알아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적게는 90분, 많게는 120분정도 기본 대면면접을 진행한다. 그리고 가능한 지원자들에게 많은 질문을 요청한다.
내 20대 말, 그리고 30대 초의 시기는 내가 일하고 싶었지만 일할 수 없었던 고난과 고통의 시간의 연속이였고, 많은 청년들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였다. 그때마다 나는 버티라,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고, 좌절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면접을 많이 보기도 했고, 면접관으로써 앉아서 시간을 오래 보내다보니, 최종 합격자가 결정되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역량이 차이가 있어서가 아니고 그냥 정말 사소한 무언가에 의해서 그냥 그때 우리가 그게 필요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귀하의 역량은 출중하나... 로 시작되는 대기업들의 혹은 기업들의 불합격 메세지가 거짓만은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그래서 난 매번 면접의 마지막에는 우리가 인연이 이어지면 좋고 이어지지 않고 이 자리가 마지막이더라도, 귀하가 부족하거나 역량이 떨어져서 보지 못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필요한 사소한 무언가를 누군가가 가지고 있고, 그 운이 귀하일수도, 귀하가 아닐수도 있는 것이다. 바로 운의 영역인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부족해서 안되었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회사가 부족해서 귀하를 모시지 못한 것으로 생각해 달라고 말한다.
쇼생크탈출의 주인공처럼, 한번 아무생각없이 굴을 파보자, 아무생각없이 조각도 해보자, 그냥 그런듯이 시간을 보내보자.
죄를 짓고 들어가 복역하는 동안 불법적으로 감옥을탈출해보자고 이야기하는게 아니다,
시간은 지나갈 것이고, 그 시간의 흐름애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차곡차곡 쌓아가다보면, 언젠가는 그 모든 노력들이 보상받게 되는 시간이 올거라는 말이다.
내 경력도 6번의 회사를 바꾸고 5번 이상의 직군을 옴기게 되었다.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은 다양한 경험으로 돌아왔고, 사업부를 책임지는 업무에 도움이 되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 - 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 This approach has never let me down, and i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in my life."
2005년 스티브잡스가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한 말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과거를 돌아보면 모든 경험이 연결되어있다. 직관과 운명, 그리고 삶과 카르마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메세지이다.
작은 성공체험을 해보자, 당장 동네한바퀴 돌아보는것을 시작으로 나의 자존감을 살려가는 노력을 시작해보자.
그렇다, 오늘의 점을 찍어보자. 그 미래는 당신에게 우리 모두를 연결하는 새로운 점으로써 선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나도 한점을 찍어보겠다!
'회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사 생활 이야기 : 24 왜 최종만 떨어질까요? - 운빨X망 인생이야기(Feat. 극한직업) (6) | 2025.02.19 |
---|---|
회사 생활 이야기 : 23 공대 연구직도 40대에 이직이 된다구요? (6) | 2025.02.18 |
회사 생활 이야기 : 21 경조사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무조건 참석하는게 답인가요? (2) | 2025.02.14 |
회사 생활 이야기 : 20 헤드헌터와 친해지세요 (2) | 2025.02.13 |
회사 생활 이야기 : 19 코를 고시나요? (6) | 2025.02.12 |